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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

서울산사랑(서울산사랑산악회) 2021. 4. 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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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시인은 화자를 통해 말해야지.

스스로 시속에 뛰어들면 안된다. 

 

그러면 시가 시인의 고백, 

즉 사적인 발언으로 전락하고 만다. 

 

시인과 화자를 동일하게 여기지 말고 구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라는 형식이 하나의 허구임을 전제로 해야한다

 

우리의 문학 교과서는 소설은 허구라는 명제를 강조하면서도

시는 허구라는 말을 기술하는데 인색하다. 

 

모든 시가 허구가 아니라면 시가 예술로서의 자주성과 독립을 보장 받을 수가 없다.

신변잡기 같은 사사로운 글을 문학의 범주안에 수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는 시인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체엄 바탕위에 만들어지는 것 일뿐

시인의 체험이나 감정을 단순히 나열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인의 사소한 체험은 작품속에서 치밀하게 재구성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것을 우리는 시적 허구라고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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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의 나는 현실속의 나가 아니다. 

시속의 나는 허구속의 존재이며 어디까지나 창조적 공간인 작품속에 존재이다. 

 

그러므로 나는 객관화된 나이며

 화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어떤 국면속의 형식화된 인간으로서의 나이다

 

따라서 일상의 경험을 시로 표현할 때는 일상속의 나가 아닌 구체적 경험속의

나를 그리는 시인의 형상적 시각이 필요하다. 

 

시인은 현실속의 나를 죽이고

구체적 경험속의 또 다른 나를 살려 형상화 해야할 의무가 있다.

 

​어떤 진실을 그리기 위해 시인은 사실을 일그러뜨리거나 첨삭 할 수 있다.

​사실과 상상, 혹은 실제와 가공 사이로 조붓한 길이 바로 시적 허구다.

 

 

- 안도현 "가슴으로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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