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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가을 여자는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고
가을 남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한다.
가을 여자는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여자의 인생'을 되돌아 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이 숨겠노라 다짐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일상의 희망사항 일 뿐
숨 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첫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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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남자는
어느 후미진 골목 선술집에서
단풍 곱게 물든 어느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장미의 눈물을 기억하며
마음의 지도를 꺼내놓고 추억을 더듬어 가지만
가날픈 신음 소리만 귓가에 맴돌 뿐
회상할 수록 장미의 모습은
흐릿하게 멀어져간다.
혼자 술 마시는 가을남자는
그래서 더 쓸쓸하다.
가을 여자가... 가을 남자가...
가을이면 앓는 병... 가을에는 다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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