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시인은 화자를 통해 말해야지. 스스로 시속에 뛰어들면 안된다. 그러면 시가 시인의 고백, 즉 사적인 발언으로 전락하고 만다. 시인과 화자를 동일하게 여기지 말고 구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라는 형식이 하나의 허구임을 전제로 해야한다 우리의 문학 교과서는 소설은 허구라는 명제를 강조하면서도 시는 허구라는 말을 기술하는데 인색하다. 모든 시가 허구가 아니라면 시가 예술로서의 자주성과 독립을 보장 받을 수가 없다. 신변잡기 같은 사사로운 글을 문학의 범주안에 수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는 시인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체엄 바탕위에 만들어지는 것 일뿐 시인의 체험이나 감정을 단순히 나열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인의 사소한 체험은 작품속에서 치밀하게 재구성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것을 우리..